생명사랑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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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자 인터뷰] 미술치유사 이언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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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생명사랑기금 작성일17-11-02 15:16 조회2,2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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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치료로 환자들과 소통하는 화가 이언영씨

    죽음은 곧 삶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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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라 하기엔 웃음을 머금은 눈매가 참 선한 분입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믿기지 않을 만큼 표정 또한 부드럽습니다. 안양시 만안구청 민원봉사과 민방위팀장이신 이언영씨 이야기입니다. 화가이기도 한 이언영씨는 미술치료로 호스피스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이번에 미술대전에서 입상한 자신의 미술작품 2점과 후원금 500만원을 생명사랑기금에 내놓았습니다.

     

    Q. 미술 행위가 치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요?

    미술치료도 파트가 여러 분야입니다. 보통 그림에 투사된 것을 보고 치료를 하지만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로 치유가 되기도 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사람의 뇌 속에는 의식과 무위식이 있습니다. 무의식에 있는 세계를 의식 세계로 끄집어내는 것이 미술치료의 목적입니다. 예를 들면 정신병자는 무의식을 따라 그대로 행동합니다. 그러나 의식이 강한 사람은 주변을 의식하기 때문에 특정 행동을 절제하게 되지요. 미술행위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이 밖으로 표출되게 됩니다. 그것을 보고 해석하며 치료합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소천 하셨습니다. 그 중에는 저와 생애 마지막 작업을 하신 분도 있으신데 저와 미술치료를 하면서 그나마 마음의 안정을 지닌 채 가셨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까칠한 분이셨으나 나중에는 저하고 형, 아우 하는 관계로 바뀐 분이 있으셨어요. 저에게 눈물도 보이고 냉장고의 먹을 것도 권해 주시는 등 마음이 많이 열리셨지요. 환자들의 제일 큰 어려움이 외로움입니다. 오랫동안 병수발에 가족들도 지쳐서 잘 안 오는 경우, 주말에 환자 혼자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분들을 만나면 저는 손부터 잡아드리며 대화 상대가 되어주기도 하는 데 무척 좋아들 하십니다.

     

    Q.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느끼신 부분이 있다면요?

    제가 처음 호스피스 활동을 할 때에는 잘 모르고 뒷짐을 지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기도 했었거든요. 이것이 환자분들에게 실례가 된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제 행동을 각별히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배려를 배운 것이죠. 톨스토이는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배운다고 했습니다. 환자분들을 보며 저의 존재 자체가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환자분들을 통해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직장동료나 주변으로부터 얼굴이 상당히 좋아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죽음을 금기시하고 꺼릴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Q. 기부하신 그림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요?

    네, 저는 자연을 주로 그립니다.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죠. 흔한 벌레조차도 접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간과 자연은 함께 살아야하는데 말이죠. '솔의 기운' 이라는 그림은 소나무의 기상을 표현한 것입니다. 폭염이나 혹한에도 늘 푸른 소나무처럼 순간순간의 상황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굳은 의지를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치장' 은 죽은 통나무에 넝쿨과 나비 3마리가 찾아와 아름다움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보잘 것 없는 통나무도 주변으로 인해 아름다워질 수 있듯이 환자분들도 주변에서 도와주면 힘을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아직까지는 호스피스 환자분들 중 깨어있는 분들 위주로 미술치료를 합니다. 많은 분들이 힘드시니까 주무시는데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저와 함께 대화도 하고 미술도 하면서 치료 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겉의 상처는 바로 치료하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기에 바로 치료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오래되면 심각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이분들에게 호스피스 활동을 계속하면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호스피스 봉사자들과 환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토요팀 여성분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미술치료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발마사지에서부터 자신의 아버지처럼 목욕시켜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그 분들께 칭찬의 말씀을 거듭 드립니다. 그리고 환자분들! 저와 함께 미술치료를 통해 육체와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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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의 기운                                     ▲ 화려한 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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