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사랑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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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되찾은 웃음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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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생명사랑기금 작성일20-07-10 10:22 조회1,4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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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이춘배 씨를 추모하며 가족을 대표해 아들이 호스 피스기금에 1,0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이춘배 씨는 국제공인합기도 공인 9단으로 젊은 시절 유명 정치인을 경호했습니다. 평생 무술로 몸을 다져 누구보다 건강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이춘배 씨가 췌장암에 걸렸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운동으로 한 평생 살아온 사람도 아프냐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호스피스 병동과 아버지 

     

     이춘배 씨가 G샘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건 작년 10월입니다. 입원하고 2주 뒤에 임종하셨지만 그 기간 동안 감사한 일이 많았다고 아들은 회상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강의규 진료과장님을 비롯해 간호사, 사회복지사, 봉사자 분들 덕분에 웃음을 되찾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자원봉사 자에게 발마사지를 받으며 편안해 했고 찬송가가 들리면 한 곡 더 불러달라고 청했습니다.

     퇴원하면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제자를 만나는 여행을 간다며 계획도 한가득 세웠습니다. 아버지 얼굴에는 벌써 애 제자들을 만난 듯 기쁨이 주름 사이로 넘쳐 나왔 습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이미 마음이 변한 것을 모든 가족이 느끼고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날쌔고 다부졌던 몸은 온데간데없고 힘없이 누워있는 모습이 어색했지만, 휠체어를 밀며 가을바람과 함께 주고받은 깊은 이야기는 아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40년이 넘게 걸린 말   

     

     어느 날, 아버지의 병간호를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오자 마자 전화가 울렸습니다. 전화를 받기도 전에 그냥 알아 버렸습니다. 역시나 빨리 병원에 와야 한다는 다급한 전화였습니다. 머릿속으로 그리기만 했던 시간이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다시 병원에 도착한 아들은 미동도 거의 없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미안하고 사랑했다며 천천히, 그리고 나지막하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이 말을 하는데 40년 넘게 걸렸어요. 제가 말썽도 많이 부려 속을 많이 섞였거든요.”

     

     아버지는 아들의 속삭임을 들었는지 편안하게 임종 했습니다. 어린 조카는 할아버지가 주무시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빨리 돌아가셔서 많이 당황 했었어요. 그러나 지나고 보니까 편안하게 돌아가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더라고요. 호스피스 병동에 온 날부터 임종까지 모든 순간에 웃음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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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넓었던 아버지의 어깨가 한 움큼 작아져 병상에 누워 계실 때 장난꾸러기 아들이 장성해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든든히 지키는 모습이 하나로 묶여 굴러갑니다.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이 담겨있는 기부금은 호스 피스 목적에 맞게 투명하게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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